잘못된 영어로 대화하는 것이 영어 학습에 도움이 되나요?

호호북스 2 409 6 1

1. 학부생이었을 때 강의실에 들어가면 영어로만 말해야 하는 수업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생각나는 것은 모두 영어로만 말해야 하고 한글을 쓰면 교수님이 오셔서 점수를 깎으니까 서로 급격히 말수가 줄어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2. 요새 영어로 채팅하는 그룹 등을 심심치 않게 발견하는데, 제가 요새 눈팅하고 있는 한국 사람들로 구성된 영어 채팅방을 어제 호호 교수와 둘이 함께 보다가 호호 교수가 이렇게 말합니다.


"저 사람들 왜 저렇게 해? 누가 원어민이 영어 고쳐줘?"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말그대로 잘못된 영어로 말하고 타이핑하고 있는데 아무도 그부분을 지적해 줄 사람이 없어 서로 문법적으로, 또 어휘적으로 옳지 않은 영어 문장을 주고 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대부분 그런 영어채팅방의 제목이나 설명이 "영어로만 대화하면서 영어 실력을 쑥쑥 늘려보세요!" 입니다. 과연 원어민이 아닌 우리들이 이런 채팅 환경에서 서로 영어로만 떠든다고 해서 영어 말하기가 늘 수 있을까요?



3. 다시 학부생 때를 돌이켜보면 수업시간 동안 영어로 말을 하는데, 영어 교육과 3학년에 재학중이었지만 아직 영어 말하기는 입밖으로 내뱉은 적이 없었던 저는 그시간 동안 엄청나게 괴로웠습니다. 


수업시간에 점수가 깎이지 않기 위해 되든 안되든 그냥 영어로 말도 안되는 대화를 하면서 원어민 교수님 눈치만 봤는데, 시험기간에 1:1 인터뷰 시험에서 어쩌다가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가 대화 주제로 나와서 저는 "나는 엘비스 프레슬리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느끼하거든요" 이렇게 말하려고 "느끼하다" 라는 말을 내 마음대로 "oily"라는 단어를 써서 말하는 바람에 깐깐한 성격이셨던 교수님은 그 oily 가 무슨 뜻이냐고 왜 엘비스 프레슬리가 기름지냐고 따지시고 저는 어, 음, 어... greasy! 만 하다가 좋지 못한 점수를 받았던 기억이 나네요. 11년만에 학교를 졸업한 장수생인 저로서는 학부생 때는 특히 전공수업에서 거의 C, D, F를 섭렵했지만요. 


※ 여기서 사람의 행동이나 말투 등이 느끼한 것은 oily가 아니라 buttery 를 써주면 되거나, 풀어서 The way he sings and dances makes me uncomfortable. 그 사람이 노래하고 춤추는 방식은 저를 불편하게 만들어요. 이런 식으로 하면 됩니다. 


이렇게 흔히, 심지어는 원어민 영어강사들까지도 무작정 영어를 많이 쓰면 영어 학습에 도움이 될거라 생각하지만 그 원천이 잘못된 것이라면 잘못된 습관이 들어 더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는 솔직히 그 한 학기 동안 우리 고만고만한 학부생들끼리 영어로만 말해야 하는 영어 회화 수업을 들으면서 배운 것이나 남은 것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되거든요.



4. 채팅방에서 다들 주어가 없거나 동사가 시제나 쓰임들이 잘못된 문장을 쓰는 것을 보면서 과연 어떻게 해야 영어를 열정적으로 배우고자 하는 저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를 고민합니다. 원어민 영어권 국가 출신 사람 한 명이 상주하면서 일일이 문장을 고쳐주는 것이 도움이 될까요?


제 부끄러운 예를 또 들어보겠습니다. 제가 순발력이 되게 부족한 사람이고 강사 생활을 오래 했음에도 목소리도 잘 내지 않고 말이 많지 않은 편이라 흔히 말하는 말을 잘하는 수다스런 사람은 아닙니다. 목소리 내서 크게 떠드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고요. 그래서 그런지 영어 뿐만 라니라 한글로든 말할 때 자꾸 비슷한 말실수를 합니다. 특히 피곤하거나 그럴 때는요. 예를 들면, 문장에 이중 부정을 쓰곤 하는데 I don't want nothing. (×) 처럼요. 그럴때면 호호 교수가 기겁을 하면서 절대로 그렇게 하지 말라고 사람들이 좋지 않게 본다고 그렇게 옆에서 고쳐줍니다. 이게 수 년이 지나도 고쳐지지가 않네요. 꼭 피곤하거나 긴장하거나 스트레스 받거나 할 때는 같은 실수를 더 많이 하는데, 이중부정에 관해 모르는 것도 아니고 안 된다고 지적을 수없이 받아오고 호호 교수가 옆에서 계속 고쳐주고 해도 이상하게 입에서 저도 모르게 그렇게 나옵니다. 말하기 습관이 저도 모르게 그렇게 들어버린 거죠. 종이 위에 쓸 때는 절대로 그렇게 쓰지 않으니까요. 


이처럼 잘못된 말하기를 옆에서 정확하게 누군가 고쳐준다고 그 말하기가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정립되는 건 절대 아닙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말하기란 입 밖으로 흘러나오는 것이라 그렇게 습관을 들이는 것이 훨씬 중요하고요.



5. 작년에 저희도 호호북스 스터디룸에서 영작을 올리시면 고쳐드리는 것을 했는데 이 부분이 처음엔 고쳐드리다가 어느결에는 이렇게 첨삭을 해서 학습자에 돌려드리는 것이 도움이 안 된다는 결론을 내기에 이르렀습니다. 다만 저희가 생각하고 결론 내린 좋은 방법은 어떤식으로 잘못된 문장을 만드는지를 살피고 구 잘못된 문장을 바탕으로 제대로 된 말로 하려면 필요한 문법 설명이나 어휘 설명이 들어간 후, 문장을 고쳐주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바탕으로 학습자가 말할 수 있는 모범적인 답안을 제시해 학습자가 그 모범적인 문단이나 문장을 체득하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만든 실수를 이론적(문법적)으로 인지해야 하고, 또 같은 실수를 앞으로는 하지 않기 위해 바꾸어 체득시키는 과정, 즉 쉐도우리딩을 통해 올바른 문장을 따라서 읽고 씀으로써 본인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있어야 학습자가 앞으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거나, 또는 그 실수를 바탕으로 본인의 해당 부분에 관한 이해를 돕는다거나 하는 수순을 밟을 수 있으니까요. 



6. 따라서 결론을 말씀드리면 잘못된 영어로 원어민 영어권 사람들이 아닌 상황에 서로 대화를 하는 것은 본인의 영어 말하기 실력을 향상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시간에 차라리 제대로 적힌 글을 듣고 흉내 내 따라 읽고 따라서 써보세요. 따라 읽는 것이라 도움이 안 된다 생각하신다면 오산입니다. 영아들이 말이 트이는 과정을 보면 일단 주위 사람들의 말을 듣고 듣고 듣다가 그걸 흉내 내는 것으로 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따라 하는 것만이 언어를 습득하는 가장 훌륭한 방법임을 명심하세요.





그래서 호호북스는 듣고 20번 따라 읽고 따라 쓰는 호호 교수의 매일 20초 스피킹 영어 문장 Professor Hoho's Daily Sentences 프로그램을 시작하였습니다.


미국인 영어 교수 호호가 직접 한국인에 맞춰 쓴 20초 분량의 영어 문장을 따라 읽고 따라 씀으로써 힘들지 않게, 자연스럽게 영어를 향상시켜 보세요.





*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가져옵니다.  

 

2 Comments
unah 04.03 18:28  
음....
아냐 08.25 09:19  
개인적인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사이버대에 있는 컨퍼런스콜 동아리에 13년도쯤 추천을 받아 가입을 했어요. 일주일에 2번정도 토픽을 읽고 거기 나와있는 질문에 돌아가며 답하는 식으로 진행하는 모임이었는데 스카이프를 통해서 하는거라 서로 얼굴은 볼 수 없고 말소리만 들을 수 있었죠. 가끔 원어민 교수나 아는 원어민이 참석하는 경우가 있었고 아니면 외국에서 자라서 준 원어민인 학우가 같이 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러면 확실히 귀가 정화된다는 느낌이랄까. 다들 말하는데는 서툴어서 틀리게 말한다는 것은 알고 있거든요. 저조차도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메타인지라는게 있어서 말하면서도 '아.. 내가 또 이거 틀리게 말했구나' 인지는 되는.. 피곤해서 자주 빠지기도 했어도 졸업이후에도 지금까지 이 동아리를 계속 해오는 이유는 훈련을 할 공간은 필요한 것 같아서에요. 처음에는 텍스트를 읽고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는게 쉽지 않았어요. 그런데 하다보니 익숙해지더라구요. 또 저를 비롯해서 많은 초보 학우분들도 해를 거듭할 수록 실수가 줄어드는 것을 느꼈구요. 제가 내린 결론은 말은 하면 늘긴 느는구나.. 하지만 하지만 별도로 죽도록 연습을 해야 느는 것이구나.. 입니다. 포인트는 죽도록 이구요. 주기적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황을 가능한한 많이 만들수 있으면 좋습니다. 원어민이 함께하면 더욱 좋습니다. 왜냐면 제대로된 문장을 들을 수 있거든요. (매드캣님이 올리신 글에서처럼 별도의 노력없이 그냥 서로 틀린 글이나 말만 계속 한다면 실력이 늘지 않는다는 것에는 동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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