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빠르게, 또는 과하게 굴리려 하는 "버터 발음" 은 불필요합니다.

저번 달에 호호네 브런치 5월호를 작업하면서 네이버 사전을 참고하다가 광고를 하나 보았습니다. 


네이버 사전 앱에서 네이버 영어회화 한 줄을 이용해 스피킹하는 걸 해보고 발음 점수를 매기라는 광고였는데, 광고 자체만 봐도 일단 기가 막혔습니다. 발음 점수라니, 누가 어떤 기준으로 발음의 점수를 낼 수 있다는 건지 궁금해 살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래퍼 누구 둘이 영어 발음 배틀을 하던 바로 그것이라는 설명이 있었습니다. 

그 래퍼의 영어 발음 배틀이란걸 유투브에서 찾아보고는(첨부했습니다) 실소를 금치 못했는데 아마 이런건 비영어권 국가 중에서도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하지 않을까 싶었지요.


발음이 "좋고 아니고" 보다는 "얼마나 상대방에게 내가 하는 말이 잘 전달되느냐" 가 비영어권 사람의 영어구사정도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 아시아 사람들은 무조건 빠르게 말하려고 하거나 과도하게 발음을 "굴리려는" 경향이 보이거나 흔히 말하는 "버터발음" 등을 구사해야 영어를 잘하는 것이라 보는 경향이 있어 보입니다. 이는 아시아계 미국인 등에서도 많이 보이는 경향이기도 합니다. 심할 정도로 빠르게 말하는 것 말이지요. 


잘 한다는 기준과 누가 더 잘하는지를 따지는 치열한 마음가짐이 의사소통이 중심이 되어야 할 국제 공용어로서 영어를 말하고 쓰는데도 녹아들어 있어 이런 과도한 경쟁이 생긴거라 생각하며 직접 그 앱의 발음 평가 기능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니 점수가 높이 나오면 사진을 찍어 공유하고 점수를 매기니 흥미가 있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일단 그 네이버 앱을 실행하고 호호 교수한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는 문장을 듣고 녹음을 해보라 시켰습니다. 


이 문장을 보고 호호 교수는 일단 "뜬금없이 Tallin 이 어디냐?" 고 묻더니 스피커의 발음을 듣고 녹음을 했는데 처음엔 80점이 나왔습니다. 


get 에서 e 발음을 주의하라고 하면서요. 


제가 그럴줄 알았다 하면서 이 앱의 이상한 기준이나 발음을 측정한다고 하는 말도 안 되는 정황에 대해 이야기하며 웃던 중 호호 교수가 스마트폰을 빼앗더니 오기가 생긴다며 다시 듣고 몇 번을 반복했는데, 점점 점수가 내려갑니다. 77점, 그리고 76점... 아니, 반복해 듣고 "연습" 하는데 왜 점수는 내려가는지.

깔깔대며 웃다가 스크린샷을 찍었습니다.


그러면서 안타깝다고 생각한게 영어 학습에 관한 잘못되고 비뚤어진 인식입니다. 제가 호호북스 스터디룸의 여러분이 올려주신 음성 녹음을 들으면서 코멘트를 드릴 때, 발음이 알아듣기 좋다 고 남겨드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호호 교수도 어떤 회원분의 음성을 들으면서는 "그 분 누군지는 모르지만 뭐라고 하는지 다 알아듣겠다" 하고 발음에 관해 코멘트 합니다. 


영어는 이처럼 의사소통의 도구인 언어이기에 정말 필요하고 비영어권 학습자로서 신경써야하고 초점을 맞춰야 하는 가장 중요한 학습의 목표는 상대방에게 어떻게 전달이 되느냐 입니다. 


얼마나 버터발음인지 얼마나 굴리는지 또는 얼마나 빠르게 말하는지가 아니고요. 


요새 젊은층들이 많이 듣는 음악 중 mumble rap 이 있습니다. mumble 은 웅얼대다는 뜻인데,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이 랩을 하는데도 하도 웅얼거려 호호 교수가 듣다가 뭐라는 거냐고 하나도 못 알아듣겠다고 기가 차 할 때가 많습니다. 

https://youtu.be/fDeL-hJwf2s

♬ Lil' Yatchty - Count me in


특히 래퍼라면 가사 전달이 목적일 것인데 그걸 웅얼웅얼하는 투로 말을 하니 본래 랩이나 힙합의 의도가 이상하게 퇴색되는 경향이 보입니다. 가사 전달보다는 얼마나 그럴듯하게 들리느냐, 비트를 강하게 뽑고 그냥 중얼거리는 투로 랩을 해서 랩을 잘 하는 것처럼 들리는 게 가장 중요해 보이는 터라 기성 래퍼들마저 이런 멈블 래퍼들을 좋지 않게 보고 평가하는 경우도 많이 봅니다.


조금 벗어난 듯 하지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정말 중요한 것이 어떻게 들리냐가 아니라 얼마나 들이게끔 하냐는 것입니다. 점수를 매길 필요도 대결을 하고 누가 더 잘하는지를 따질 필요 없이 기본적인 의사 소통이 되고 비영어권 사람으로 영어 말하기를 하려는 것이니만큼 상대방에게 내가 하려는 말을 확실하게 전달할 수만 있으면 그걸로 영어를 잘 말한다고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호호북스에서는 영어 말하기 연습을 하며 음성을 녹음해보고 업로드 하시라고 말씀 드립니다. 제가 듣고 코멘트 해드리는 것도 있지만 다른 분들의 발음도 들어보고 본인도 직접 본인이 녹음한 것을 들어보면서 스스로 진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내가 얼마나 내가 하는 영어 발음을 잘 알아들을 수 있느냐는 상대방에게 어떻게 들릴지와 무엇을 어떻게 고쳐야할지를 판단하고 반영하는데 가장 중요한 척도가 되니까요. 


20번 또는 그이상, 본인이 원하는 만큼 호호 교수의 발음과 억양을 흉내 내며 따라 발음하며 쉐도우리딩 해본 후 다시 읽어 음성 녹음을 하고 그 녹음분을 재생해 들어보면서 스스로도 한 번 평가해 보세요. 


고쳐야 할 점이 눈에 보여 궁극적으로 상대방에게 잘 전달될 발음으로 교정되어갈 겁니다. 


1 Comments
아냐 05.16 07:22  
하하.. 저도 저거 해봤더니 정말이지.. 발음교정에는 별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 앱이였어요.. 그리고 탈린은 에스토니아의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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